제77주년 여순10·19사건 추모전야제 성료
- 순천에 평화의 불빛을 밝히다 -
순천시와 순천문화재단(이사장 노관규)은 지난 10월 18일(토) 저녁, 순천시 여순10·19평화공원에서 ‘제77주년 여순10·19사건 추모전야제’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함께 기억하겠습니다’를 주제로 여순사건 희생자를 추모하고, 지역사회가 역사를 함께 기억하며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나누는 시민참여형 문화예술행사로 진행됐다.
이날 오후 3시부터는 체험, 전시, 먹거리 나눔, 메모리월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평화문화한마당’이 운영되었다. 시민들은 ▲평화그리기 ▲키링 만들기 ▲핀뱃지 만들기 ▲1948년 전보보내기 등 체험 부스를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직접 남겼다. 추모공간에서는 추모 메시지와 함께 기억하겠다는 의미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남기는 코너를 운영하고, 여순역사만화 ‘동백꽃 필 때까지’ 전시도 마련돼 다양한 세대가 함께 여순사건의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한마당에는 청년작가들이 참여해 평화와 기억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선보였으며, 순천 여성단체가 운영한 ‘모락모락 간식 나눔’ 부스에서는 따뜻한 간식이 제공돼 공동체의 정을 더했다.
이어서 본행사는 저녁 6시부터 시작됐다. 먼저 ‘1948년, 시간을 건너는 편지쓰기’ 공모전 시상식이 진행돼 시민이 직접 쓴 편지를 통해 여순의 아픔과 평화의 메시지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공모전에는 전국에서 200여 편이 넘게 접수됐으며 총 20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상은 김지수 씨의 ‘순천에 묻힌 이름 없는 삶에게’ △최우수상은 김승재 씨의 ‘닿을지 모를 편지’ △우수상은 김도현 씨의 ‘그날, 봄날의 햇살은 남긴 당신께’가 각각 수상했으며, 이 외에도 17명이 입선했다. 특히 최우수상 수상작 ‘닿을지 모를 편지’는 현재 군 복무 중인 청년 김승재 씨가 직접 무대에 올라 낭송해, 그 진심 어린 목소리가 더욱 깊은 울림과 의미를 전했다.
이어 전통무용가 박소산의 ‘메주골아리랑’이 무대에 올랐다. 박소산은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3호 동래학춤 이수자로, 이번 공연에서는 일상의 소박한 정서와 한의 감정을 춤으로 풀어내며 희생자들의 삶을 예술로 기리는 무대로 관객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후 무대는 국악소리꾼 김나영의 ‘너도 처음부터 꽃이었구나’, 밴드 등걸의 ‘당신의 노래’와 ‘느티나무를 위하여’, 김반장과 친구들의 ‘여는소리’, ‘풀어보세’, ‘모십니다’ 등 다양한 공연으로 이어졌다. 공연자들은 전통과 현대, 장르를 넘나드는 무대를 통해 여순의 아픔과 화해, 그리고 평화를 전하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행사의 마지막은 추모공간 ‘메모리월’에서 진행된 캔들 퍼포먼스였다. 참석자 전원이 손에 촛불을 들고 헌화하며 희생자를 기렸고, 수백 개의 불빛이 평화공원을 물들이며 ‘함께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주제의 의미를 완성했다.
순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역사를 기억하는 일은 곧 평화를 지켜내는 일”이라며 “시민 모두가 여순의 의미를 되새기며 연대와 평화의 길을 함께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순천문화재단은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과 유족이 함께 참여하는 추모의 장을 마련하고, 여순사건의 아픔을 되새기며 지역사회가 평화의 가치를 공유하는 계기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