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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책가도와 인물화, 풍경화에 깃든 임지인 선생님의 삶과 꿈을 응원합니다-임지인 선생님 인터뷰기사
  • 박희연
  • 2024-08-20 오후 1: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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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책이 주로 작업실에 있는 책들로 보입니다.

 

A1. 작업실에 있는 책들이 쌓인 대로 내추럴하게 그렸습니다. 주로 가로로 놓여있는 책들을 많이 그렸습니다. 저의 책거리 그림은 작품이 제작된 시점에 따라 크게 두 갈래 결로 나뉩니다. 초기작은 쌓거나 놓아 둔 그 자체로 단순히 책을 그리는 데 의의를 두었습니다. 책을 읽었다는 기념과 같은, 마치 서당에서 공부 마치고 책거리를 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초기 책가도 그렸던 시점인 2016년 전시에는 고문서를 그린 작품도 있었습니다. 책등이 나오지 않고 쌓여진 모습 위주로 작품을 제작했지요. 반면, 지금은 책의 이름이 선명하게 드러나게 해서 기록하는 목적을 띱니다. 그래서 주로 책등을 그려 책의 제목이 잘 나타나게 그렸죠.

전시회에 오신 분들도 책의 제목들에 눈길을 많이 주시며, 본인이 아는 책이 그려져 있으면 반갑고 시선이 간다며 좋아하십니다.

 

*책거리 혹은 책가도라고 부르는 전통 채색화의 한 분야로 책을 중심으로 문방구, 골동품 등을 (책장)서가에 배치하여 기하학적인 구성으로 그린 그림.

 

Q2. 전시장의 책가도 그림 8점 중 6점은 수채화이지만 2점은 유화입니다. 의도한 것인지요?

 

A2. 서양화하는 분들 대부분이 그렇듯 유화작품을 주로 했는데,  체질적으로 맑고 얇은 걸 좋아하다 보니 점차 수채화의 범위를 넓히기 시작했어요. 책가도 그림은 주로 수채화로 진행했지만, 큰 사이즈의 경우 수채화로 종이 사이즈가 안 나와서 유화로 했지요. 사실 유화로는 레터링 부분에서 수채화보다는 좀 힘들어요. 다만 이동할 때 수채화보다는 파손에서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지요.

 

Q3. 그린 책들 중에 특별히 애착 가는 책이나 추천할 책이 있다면요?

 

A3. 좋아하는 책은 아무래도 자주 등장하게 돼요. 근접한 거리에 책이 놓이게 되기 때문이죠.

주로 미술 관련 책이 많긴 하지만 열하일기라든지,  신영복 선생의 강의담론’, 중국 작가인 천단칭의 작품이야기 낯선 경험레베카 솔닛의 책 등이요. , 아직 완독은 못했지만 이명한 선생의 소설 전집도 그렇구요.

 

Q4. 미술과 역사, 인문학 등 관심사의 폭이 넓은 작가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A4. 미술사를 주로 들여다보는 사람이다 보니 초상화 관련 책이라든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많아요. 특히 작업실에는 실질적으로 제 작업과 관련한 자료나 연구와 관련 하는, 주로 일(?)에 도움이 되는 책들이 많죠.

 

Q5. 순천의 풍경을 담은 그림이 여러 점 보입니다. 순천에 대한 애향심이 남다른 것으로 보이네요.

 

A5. 순천이 고향이에요. 지역에서 붙박이로 살며 접하는 일상을 담아내고자 했어요. 순천에서 살면서 지역의 여러 모습들을 매일 스칠 수밖에 없는데, 일기 쓰듯 가벼운 마음으로 그려본 것들입니다.

 

Q6. 작품활동을 하며 애로사항은 없으셨는지.

 

책은 여러 사람이 보기도 하지만, 한 권 한 권의 책은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이에요. 다른 사람이 소유한 책을 그리는 건 쉽지 않죠. 그래서 제가 소유한 책-제 작업실의 책을 그릴 수밖에 없었어요. 한 사람의 책장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그 사람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겠지요.

 

Q7. 인물화의 경우 곽재구 시인도 보이고, 발굴프로젝트(상사호 수몰민 기록) 때 그렸던 수몰민의 인물화도 눈에 띕니다.

 

A7. 곽재구 선생님은 개인적으로 친분도 있고 본인의 책가도를 부탁하셔서 의미가 남달라요. 좀 더 젋었을 때와 비교적 최근의 모습 두 점을 그려 전시했지요. 발굴프로젝트 때 수몰민 2분을 그린 작품도 전시장에 있는데, 원본은 수채화로 그분들께 이미 전달했고, 이후 유화로 따로 그려 전시에 포함했습니다.

 

Q8. 글로 빼곡히 적힌 이 작품이 눈길이 갑니다. 어떤 의미로 쓰신 것인지요.

 

A8. 책을 읽다가 인상 깊은 구절, 함께 나누고 싶은 구절이 있을 때마다 썼어요. 그러다 보니 붓으로 쓰기도 했고 어떨 때는 펜으로 글씨가 써있어요. 좋은 작품이나 경전 등을 필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지요. 전시된 작품 속에 부족한 내러티브적 요소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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