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부 읍성 남문터 광장 기획전시실에서는 7월 3일(수)부터 7월 25일(일)까지 업사이클(Upcycle)과 정크아트(Junk Art)를 모티브로 하여 재생과 탄생 "예술로 다시 보다"라는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었습니다.
순천부 읍성 남문터광장에서 열리는 기획전시 예술로(路) Exchange는 남문터광장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6월부터 시작하여 12월까지 총 4회에 걸쳐서 K-디즈니, 업사이클과 정크아트, 생태, 웹툰 등 다양한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는데 이번 전시는 2회차로 순천과 전남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8명의 전문 작가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조각가인 고근호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고근호 작가는 버려진 폐목재와 페인트 붓 등 이용하여 작품을 만들어서 전시하고 있었는데 폐목재를 이용한 자동차에 페인트 붓에 나사를 이용하여 눈을 표현하고 구멍을 뚫거나 잘라서 입을 표현하여 자동차를 타고 있는 캐릭터의 모습에서 생동감이 느껴졌습니다.
전시장의 한쪽 벽면에 전시된 고근호 작가의 형형색색의 다양한 작품들이 마치 도로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의 느낌을 주고 있었는데 페인트 붓을 이용한 캐릭터들이 뒤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에서 마치 빠른 스피드로 인하여 몸이 뒤로 쏠리는 역동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금남 작가는 그림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전자 기계의 기판을 활용한 독특한 미술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파프리카나 사과 그림 아래쪽에 기판이 있으면 식물이 뿌리를 뻗어 내리는 흙의 느낌을 주었고 나비 그림 아래쪽에 기판이 있으면 산과 들, 도시의 풍경을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기판의 색깔과 모양 그리고 그림에 따라서 어떨 때는 흙이 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산과 들이 되도 하며 묘한 어울림이 느껴졌습니다.
양나희 작가는 포장용 골판지 혹은 재활용 폐지를 이용하여 자르고 이어 붙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풍경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골판지의 종이 재질과 골들이 만들어내는 두께를 이용하여 입체감이 느껴지도록 부조 효과를 쌓고 그 위에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는데요. 작가는 한 번 쓰이고 버려지는 폐지와 이런 폐지를 주어서 생계를 유지하는 노인의 삶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서 이러한 현대사회의 노골적인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래서 작품 속에서 구현해내는 풍경들은 낡고 소외되고 오래되어서 잊혀진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주로 낮과 일상생활에 집중되었던 "마을 풍경"작품 옆으로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는 "별의 시"와 "밤의 연가" 작품에서는 나무, 산과 호수, 바다, 집터들 위에 밤 하늘의 별, 달 등과 함께 별빛의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마을 풍경 작품들 때문인지 오른쪽의 "밤의 연가" 작품에서는 밤이 지나 아침을 맞이하여 삶의 현장으로 돌가기 위하여 곳곳에 불이 켜지는 모습이 우리 삶의 고단함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작가 마C는 얼핏 보면 재봉틀로 이용한 작품처럼 보이기도 하였지만 버려진 포대에 손바느질을 통하여 작업을 한 것인데 크기가 큰 작품의 경우는 창작 시간이 오래 걸려서 몇 년도 작품이 아닌 2016년부터 2020년이라고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한 가지 주제가 아닌 사람과 동, 식물뿐만 아니라 먼저 사망한 동료 작가인 최경태의 누드 자화상을 혼재하여 서로 다른 이미지가 충돌하면서도 뒤섞이면서 독특한 작품성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나사박 작가와 임택준 작가는 부서지고 망가지고 버려진 폐품을 이용하여 만든 설치미술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었는데 어울리지 않을 듯 묘하게 어울리는 작품들을 보며 처음부터 하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홍재 작가님은 자개농을 이용하여 12지신의 한자를 서로 다른 획으로 풀어서 엉키게 조합하여 마치 부적과 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작가는 강렬한 빨강색 바탕위에 낡아서 버릴 자개농의 무늬를 오려내어 자신만의 고유한 획으로 결합하여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고향의 부모님이나 할머니 댁에 가면 볼 수 있었던 화려하지만 검은색 바탕의 자개농은 특유의 옷 냄새와 현대인들의 취향에 맞지 않아서 버려지기 일쑤인데 심홍재 작가의 손에 의해서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작품으로 재탄생 하였습니다.
유순 작가는 사이클 모자, 단추, 팔찌 등 다양한 소재의 폐품을 이용하여 머리카락이나 머리를 표현하여 입체감 있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기획 전시에서는 전자기판, 폐목재, 포대자루, 고장 난 장난감, 철근, 단추, 망가진 액세서리 등 다양한 잡동사니(폐품)을 활용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요.
참여 작가님들은 이번 전시 작품들을 통해서 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는 생활형 업사이클과 리사이클 작품을 선보이며 전시의 다양성을 보여주셨답니다.
이번 전시 주제인 재활용품의 디자인을 향상시키고 활용도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일인 업사이클(Upycle)과 일상생활에서 나온 부산물인 잡동사니(폐품)을 소재로 제작하는 미술 작품인 정크 아트(Junk Art)를 통하여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고민에 이어서 환경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게 되었는데요.
좋은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였지만 작가의 기획 의도와 작품에 대한 내용 그리고 업사이클과 정크아트에 대한 설명이 함께 있으면 관객들이 작품을 감상할 때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답니다. 그럼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